2024.05.19 (일)
“비천하지만 사용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사물(事物)이다. 비루하지만 따르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민중(民衆)이다. 축소해야 하지만 다스리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정사(政事)다. 거칠지만 펴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법(法)이다. 소원해지지만 본받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의(義)이다. 친족을 편애하지만 넓히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인(仁)이다. 절제로 일을 꾸미지만 쌓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예(禮)이다. 중화(中和)일 뿐이지만 높이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덕(德)이다. 한결같은 것이지만 바...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구름 한 송이 없이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네가 본 건,먹구름 그걸 하늘로 알고 일생을 살아갔다. 네가 본 건,지붕 덮은 쇠 항아리, 그걸 하늘로 알고 일생을 살아갔다. 닦아라,사람들아 네 마음속 구름 찢어라,사람들아, 네 머리 덮은 쇠 항아리. 아침 저녁 네 마음속 구름을 닦고 티 없이 맑은 영원의 하늘 볼 수 있는 사람은 외경을 알리라 아침 저녁 네 머리 위 쇠 항아릴 찢고 티 없이 맑은 구원의 하늘 마실 수 있는 사람은 ... .....
개인적이건 사회적이건,모순은 자연스럽지 못 한 인간관계(무지와 탐욕을 앞세운)를 통해 드러난다. 아무리 합리적인 법이라 해도 인간의 지혜로 자연의 무위한 지혜를 따를 수 없다.최소한 무위자연을 읽었을 때 무지한 오류를 건널 수 있을까.알고도 모르고 모르고도 알 수 있는 무지(無知)의 역설에 주목하는 오늘이다. "오!마음을 기르는 것뿐이다!네가 무위를 벗하고 살면 만물은 저절로 조화되는 것이야!네 몸을 잊어버리고 네 총명을 토해버려라!인륜과 사물을 잊고 대자연의 호기에 대동하라! 마음을 해방하고 정신을 석방하여 혼이 나간 듯 무...
모든 삶의 궁극은 탁월함에 대한 갈망에 있는 걸까? ‘탁월함’이란 과연 삶의 최고의 가치일까?그저 바라는 것과 행하는 것의 간극은 얼마나 되는 걸까. 빙하의 크레바스를 건너는 것처럼,아슬아슬하고 위험하며 극적인 어떤 행위,살아있으므로 한 발 내딛을 수 있음,그건 짐승처럼 과감히 덤비는 것,마음속에‘윤리’를 간직하고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야수’한 마리를 키우는 것. 더구나 그것은 치명적인‘종속성’을 거부하고‘선도력先導力’을 쟁취하는 것이라고 말한다.최진석!그는 전략적 인간이다. 그의 책,『탁월한 사유의 시선』을 읽는 ...
1세기 뇌과학은 발달과정으로부터 질풍노도를 겪고 있는 청소년 시기에 주목하고 있다.그들의 행동특성은 부모나 어른들에게 설명할 수 없는 자아의 충돌을 보여준다. 청소년기의 뇌를 둘러싼 최근의 연구들은 과속방지턱을 지나가듯이 조심스런 제어장치가 필요하다고 본다.그러나 그들의 행동을 억압기제 속으로 들이밀어서는 안 된다는 경고도 잊지 않는다. 청소년기의 창조적 자아실현을 함께 공감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며 그들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성인들로 진입하는 전전두엽의 역할을 안착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인문학이란 이해하며 기...
뻘의 중금속 정화에 대한 학술적 조사과정을 일일이 설명할 수 없다 하더라도 우리는 뻘과 습지의 연구를 통해 발표된 자료를 살피면서 그곳에 수많은 금속 환원 미생물이 존재한다는 걸 알 수 있다. “... ...(전략) 따라서 갯벌에는 다양한 종류의 금속 환원 미생물이 서식하며,이들 금속 환원 미생물은 금속 이온을 환원시켜 탄소와 금속의 생지화학적 순환에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이러한 과정을 통해 광물 합성 및 중금속 오염 정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사료된다.” /순천만 갯벌 미생물을 이용한 금속 환원 및 생광물화작용;지...
생명은 스스로 생명을 파괴하지 않는다.생명을 위협하는 반생명적 요소는 자연을 거슬러온 문명적이며 무비판적 건설이며 거대 자본의 자기 증식으로부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든 자본은 위협적이다. 생명체들의 고유한 안식처를 없애고 개발해서,소득 위주의 삶의 양식만이 최고라는 논리로 밀어부친다. 나무도 풀도 개펄도 자본 앞에서는 속수무책으로 쓰러지고 만다.어제까지 드넓은 개펄에서 놀던 두루미도 낙지도 백합도 오늘 하루 어느새 둥지를 잃고 허연 배를 뒤집고 사라져간다.그러나 자본과 개발업자에 놀아난 국가 재정은 그 개발 ...
오늘날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가 극명하다.우리의 과거 삶에 대한 성찰과 반성이다. 인류 역사는 과연 진보 발전해왔는가?고통과 절망 속에서도 새로운 전망을 제시하기 위해 고군분투해왔다고 자부할 수 있는가? 무엇이 우리에게 대책 없는‘거리두기’를 종용하고 있는가? 만날 수 없는 시간들이 대책이라면,인간의 사회적 삶은 분명 문제를 함유하고 있다.우리의 삶이 나로 인해 고립되고,우리 서로를 격리시켜서 안전하다면 그건 정상이 아니다. 비로소 총체적인 반성의 패러다임을 통해 더욱더 지혜롭고 통렬한 자기 파괴,자기 혁명의 지혜를...
봄바람은 기억을 들쑤시는 새벽을 낳을 것이라고산파는 예언했다봄비는 새벽을 싣고 바다 깊이 레일을 깔고 달릴 거라고 산파는 그 이전에도 예언했었다장롱 깊은 곳에서 꺼낸4월의 옷에아직 남아있는 노란 나비떼기억은 예민하고 절망스럽다빛나는 기억은 애시당초 없다몌별袂別을 두고 장롱의 배고픔을 달랠 기억도 없다기억과 장롱이 날마다 했던 숨바꼭질은배고파 배고파,배가 가라앉으면서 끝없이 들려오는 파도 깊은 소리운동화 끈을 풀 수도 없이안경을 벗을 수도 없이술래 달래도 어딘가로 숨어버린기억의 씨앗이 장롱 속에서 신음소리를 보낸다4월은 잔인한 달!기...
오늘날21세기에 가장 필요한‘생각’은 무엇일까,자연스럽게 떠올라 펼쳐본 책이 있다. 『백범일지』,백범 선생의 간절한 메시지가 들어있는 책이다.그의 어린시절부터 돌아가시기까지의 진솔하고 진실한 기록들,많은 사람들이 애독해마지 않았던,지금도 아낌없이 응원하고 있는 책이다. 그러나 우리는 과연 읽은 만큼,공감한 만큼 그 안의 귀한 말씀을 얼마나 받아들여 실천해왔을까.세상의 많은 문제들을 그렇게 폭넓게 인지하고 고민하고 더 나아가 현실과 미래를 함께 해결할 수 있도록 얼마나 깊게 넓게 인류를 사랑해왔을까. 아니다!작금의 세...
그날도 오늘처럼 보름달이 떴다.떠오르고 있었다.나를 향해 처음 뜨는 달이었다. 첫보름달!희디흰 설원 드넓은 평원에 쌓인 눈,저 멀리 한 떼의 말이 신세계를 건너가고 있었다. 여행객들은 도대체 할 말을 잃고 그 광경을 보고 있었다.아니 곧바로 환성이 터져나왔다.와~~~!!!눈이다 눈이다 말이다 달이다 보름달이다~~!!! 진실한 말은‘문장’이 아니다. ‘한’마디다.긴 말은 사족이 대부분이다.할 수 있는 말에 진실이 담긴 게 아니라,단말마처럼 깊은 내면으로부터 자기도 모르게 내뱉는 말이야말로 진실이며 진심이다.참았던 ...
子曰 “成事不說, 遂事不諫, 旣往不고(허물 고)” “내 이미 이루어진 일은 말하지 않으며, 끝난 일은 간하지 않으며, 이미 지나가 버린 일은 탓하지 않겠다.” -『논어한글역주』 팔일 제3-21 부분 /김용옥/통나무 지나간 일을 하나의 교훈으로 새겨서 스스로의 인생을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것은 나무랄 바 없겠으나, 그것이 지나쳐 사사건건 추억에 붙잡혀 오늘 밀고 나아가야 할 에너지를 소진시킬 일은 아니다. 과거는 돌이킬 수 없는 것이다. 그야말로 죽어버린 한 때인 것이다. 아름답다고 하면 더없이 아름답고, 후회스럽...
스페인의 천재적 첼리스트 빠블로 카잘스의 말이 감동적인 것은,그의 구십 대 때의 한 마디만으로도 충분하다.그는 말했다. “선생님은 전세계가 인정하는 최정상의 첼리스트입니다.그리고 연세까지 아흔을 넘기셨습니다.그런데 왜 지금도 매일 세 시간씩 연습을 하시는 겁니까?” “날마다 조금씩 나아지는 것 같아서... ...” 혹자는 예술을 타고난 능력,기질이라고 말한다.음악가,화가,시인 소설가를 일컬을 때 특히“난 안 돼,타고난 재주가 없어”라고 말하기를 좋아한다.정말 그럴까?타고나지 않아서 못 하는 걸까?노력이 따라주지 않아서 ...
“誠者自成也,而道自道也.”“성誠은 스스로 이루어가는 것이요,도道는 스스로 길지워 나가는 것이다.”-중용25-1성과 도는 반드시 천도天道와 인도人道로 나눌 수 없으며 심心과 리理의 개념으로 나누어 말 할 수 없다. 그것은 인간과 자연,우주의 그 모든 것을 포괄적으로 나타낸 두 개념이다.상호보완적인 개념이며 인간과 천지자연에 모두 적용된다.성誠과 성成,도道와 도(導)라는 동음이의어적인 쌍관의 묘미를 살린 명언이다.-『중용한글역주』/도올 김용옥/통나무중용은 공자의 손자 자사(子思-기원전480년 경 출생하여60~80세 정도 살았다는 ...
그들은 죽었다.그러면서 핏덩어리 생명을 떨쳐두었다.아내의 뱃속에서 아직 햇빛을 보지 못 한 자신의 피붙이를,태어나 있었지만 아직은 이 세상을 평화롭게 날갯짓할 수 없는 상태,너무도 어린 아이를 버려둔 채,아니 버려둘 수밖에 없는 채,떠났다. 자신의 죽음에 대해서 침묵과 함구로 비틀려진 세상을 바라보며 구천을 떠돌아다니고 있었을 목숨 그 많은 절명들!그렇게70년의 세월이 흘러갔다.여수순천10.19사건을 조망한 책들이 나오고 있다.증언록을 시작으로 논문집,소설집 등이다. 탄생도 죽음도 삶조차도 당신들이 손가락질한 그 사람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