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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마을 희망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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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가 만난 사람

섬 마을 희망지기

<섬마을 희망지기>
“섬사람들 발을 묶을 수도 없고”
33년을 이렇게 살아 왔지요.

섬달천과 여자도를 오간 나룻배 선장 김재학

생활을 육지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섬에서 배는 필수품이다. 배는 생계유지 수단인 동시에 섬과 섬을 오가는 운송수단이다. 이런 의미에서 배는 섬사람에게 있어 ‘생활’ 혹은 ‘삶’ 그 자체다. 섬사람들의 발인 배. 그 역할을 하는 나룻배에는 어떤 애환들이 숨어 있을까?
김재학 씨는 365일 하루도 거르지 않고 섬달천과 여자도를 하루에 4번씩 오가는 '새마을호'와 '금진호'의 선장이다. 고향 사람들의 유일한 다리가 되어온 지 33년. 섬에서 태어나 15살 어린 나이에 집배원을 시작했던 그는 섬과 뭍을 잇는 여객선 운항이 끊기자, 마을 사람들의 추천을 받아 '새마을호'와 금진호 키를 잡았다. 150여 가구. 여자도 사람들의 생사고락을 함께 싣고 달리며 고향마을을 지키는 등대가 되다 이제는 배에서 내려 평온한 삶? 을 살게 되는 김재학 선장을 만났다.

 

 

이제는 배에서 내려 주민들과의 작별? 합니다. 그동안의 소회를 말씀해 주신다면

젊은 나이 때부터 이 배를 잡았습니다. 온 동네 사람들.. 그 집 밥 수저가 몇 개인지 나가 더 알아 부러요 글다 봉께 뭍으로 나 갈 때는 어~이 김 선장 울 집에 뭐가 떨어 져 없는디 좀 사다 주시오 하는 사람들도 있지요 완전 동네 심부름꾼 노릇을 33년 한 거제 게다가 이 배 라는 게 시간을 맞춰야 하다 보니 집안 애경사는 물론이고 아파도 아프다는 소릴 못하고 살아 왔죠. 바람 불고 태풍 온다는 소리 빼고는 이 키를 놔 둔 적이 없소 그래야 사람들을 싣고 가는 거죠.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 그는 말 그대로 천상 동네 아저씨 였다.

 

 

이 일을 언제부터 하게 됐습니까?

“나가 열다섯부터 집배원을 하다가 이걸 하게 돼쓴께 올 해로 33년 됐지요잉. 마을서 없던 도선을 처음 맨들 때 여러 사람이 이거슬 헐라고 그랬는디 (여자도) 주민덜이 (집배원 하느라) 고생했다고 추천합디다. 집배원 헐 때 국장 헌티 헌 말이 이 여자도 주민들 뱃길 끊기면 이 편지 부텀 해서 이것, 저것 제 때 못 갔다 주면 얼매나 속 쓰리 겄냐고 말했는데 주민들이 그 걸 듣고는 주민들이 서로 나서서 추천을 하고 그 와중에 도선사 시험쳐서 합격 하고 배를 몰게 됐지요. 그래서 하게 됐소.

그리고 우편 배달부 좋은 말로 하면 집배원 이라고 하잖아요 그걸 지금은 울 마누라 이름이 김점옥 인디 여수우체국에서 나 대신 집사람을 집배원으로 써줘서 마누라가 허요”

 

 

동네 일을 두 부부께서 다 도맡아 하시는 군요 어려움이 많겠네요?”

“사람이 줄어 손님이 준께 어렵지. 해경에선 다른 데 같이 요금을 오천원 이상으로 올리라고 헌디, 뻔히 아는 사정에 올리기가 어디 쉽소. 글고 기름값 올라가지 만이(많이) 어렵지. 옛날에는 그래도 주민들이 면세유를 쪼끔씩 나눠 줘 그럭저럭 헐 수 있었는디

하루 오회 운행에 이백 리터 쓴께 이십 사만원이 드요. 열두 명 정원으로 이 벌이가 되것쏘. 그러다 배가 고장 나불믄 수리해야 되고 큰 돈 들어 가 불믄, 타산이 안 맞아 부러요. 그렇게 버틴게 33년요

지금은 여수의 대표적 관광지로 떠오르는 섬달천과 여자도 그 뱃길을 지켜오면서 동네의 소식통이 되어온 김재학 선장은 하루에도 수차례씩 변덕을 부리는 바다 날씨 속에서도

매일 40여분의 뱃길을 오가는 일을 쉬어본적이 없었다. 그는 과거 담석증으로 큰 수술을 하고도 마음 편히 쉴 수가 없었다.

새마을호는 섬사람들의 이삿짐을 나르는 화물차가 되기도 하고 응급환자를 호송하는 구급차가 되기 때문이다.

누구든 아픔과 즐거움 등 많은 애환을 갖고 살겠지만, 어려운 판에도 서글서글 말하는 김재학 선장이 다시 보인다.

 

그의 이런 여유는 어디에서 오는 걸까?

바다 사나이라서 넓은 가슴을 가졌기 때문에?

아님 욕심을 버렸기 때문에?

 

그는 지난 3일을 끝으로 그동안 자신의 몸과 같던 새마을호와 금진호에서 내려왔다.

한편 섬달천과 여자도를 잇는 뱃길은 이 지역 어촌계에서 맡게 됐다.

그들이 김재학 선장의 33년의 그 삶을 잘 이어주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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