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4 (화)
인터뷰
봉미를 아십니까.. 봉미를 찾습니다.
더 많은 봉미가 생겨야 합니다. 봉두 마을에 미안한 시민들의 모임
대표 김종호씨
‘송전탑은… 아픔과 채찍이다. 미안합니다’
3월 1일 전남 여수시 곳곳에 ‘미안합니다’라는 글씨가 크게 적힌 현수막이 긴 육교위에 매달렸다.
도대체 뭐가 미안 한 걸까?
궁금점을 찾다 보니 송전탑 건설로 인해 여수시 율촌면 봉두 마을을 알리기 위한 인터넷 DAUM 카페 봉두마을어르신께미안한사람들(아래 ‘봉미’)' 회원들이 현수막을 건 주인공 이었다.
이들은 이날 이들은 여수와 여천시내 전역에 현수막 100개를 설치했다. 이른바 ‘현수막 시위’다. 송전탑 건설 문제로 전국에 이슈가 됐던 경남 밀양에 이어 여수도 송전탑 건설로 인해 여수시 율촌면 봉두 마을도 주민들과 한전의 갈등이 지속 되고 있음을 알리기 위해 이번 시위를 계획 했다고 한다.
이들은 카페 회원과 지인들 그리고 페이스북을 통해 모은 성금으로 현수막을 제작해 시내 전역에 게시했다.
봉미 카페를 개설해 이번 시위를 이끌고 있는 김종호씨를 만났다.
“여수 시민들이 봉두마을을 너무 몰라요. 안타갑죠 600년이 되는 전통 마을이 송전탑으로 인해 죽어가고 있습니다. 전남 여수 율촌면 산수리 봉두마을은 송전탑에 갇힌 심각한 동네인데 시민들 관심이 너무 부족합니다. 밀양은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도와주는데 봉두마을 어르신들은 너무 힘들고 외롭게 싸우고 있어요. 봉두마을 송전탑 문제의 심각성을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시위를 계획했습니다”
김씨의 말이다.
특별히 3.1절날 현수막 시위를 했습니다. 역사적 의미를 찾고자 했었나요?
역사적인 의미를 찾기 보다는 많은 회원들이 참여 할 수 있고 주말을 맞아 외출을 계획 한 시민들이 많이 볼 수 있다는 것이죠. 또 이 현수막이 불법? 인지라 관련 공무원들의 단속을 피하면서 시내 곳곳에 적은 시민들에게 봉두 마을의 상황을 직접 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기도 하고요.
봉미라? 처음엔 무슨 사람을 찾는지 생각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이 모임을 만들게 된 배경을 말씀해 주신다면
송전탑에 갇힌 봉두 마을 주민들의 이야기를 접하고 그냥 바라만 봐서는 안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일부 시민사회 단체 활동가들과 그 회원들이 관심을 가지고 대책 활동을 펴고 있지만 단체를 떠나 시민의 한 사람으로써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그리고 어떻게 해야 많은 사람들에게 봉두마을의 아픔을 전 할 수 있을까 생각 하던 차에 ‘봉두마을어르신께미안한사람들’(봉미)이라는 이름으로 인터넷 DAUM 카페를 개설해 네티즌들에게 봉두마을의 사연을 전했습니다. 회원들이 하나 둘 늘어나면서 우리들의 모임을 구체화 하자는 이야기들이 나왔습니다. 또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임을 겸하다 보니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져 나왔고요.
이번시위를 계획했던 방법과 구체적인 활동을 말씀해 주신다면 ?
일단 ‘봉미’ 카페 회원들에게 시위 목적을 알렸고 시민단체 홈페이지에 호소문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SNS를 적극 활용했습니다. 2월 8일부터 21일까지 단체 및 개인들에게 현수막 한 장 제작비용인 1만5000원을 모금했고요. ‘미안합니다’에 시위 참가자들이 문구를 보태게 했습니다. 또, 단체와 개인 이름 그리고 상호와 닉네임을 적어 보내달라고 했습니다. 왜냐하면 현수막 게시 후에 사진을 찍어 보내면 시위 참가자들이 트위터, 페이스 등 SNS를 통해 자신의 이름이 적힌 현수막을 퍼 나르기로 했거든요.”
참가자들 중에서 특별히 기억나는 분이 있나요?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모임이 주를 이루다 보니 시위에 함께 하지는 못했지만 멀리 목포와 광주에서도 후원금을 보내 주셨습니다. 그분들에 늘 고맙죠
시민환경단체 관계자들도 대책위를 꾸리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 갈 전망입니다.
그들 단체와의 연대는 계획하고 있는지요?
그 문제를 놓고 회원들과의 많은 논의를 가진 결과 우리가 대책위 소속으로 들어가는 것 보다 현재 지금의 우리 활동을 꾸준히 해나가자는 의견으로 통일 되었습니다. 물론 함께 해야 할 중요한 사안이 있다면 할 수는 있어야죠. “그분들과의 통로는 열어 두되 소속단체로 편승되지는 말자”는 게 회원들의 생각입니다.
앞으로 계획하신 일이나 하고픈 말이 있나요?
신문에 광고지를 넣을 겁니다. 단 2~3명이라도 시간이 허락 된다면 출퇴근길 선전전을 펼 계획입니다. 그리고 보다 많은 시민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을 위해서 가칭 ‘봉두마을을 지키는 사람들 걷기 대회’와 마을 주민들 후원을 위해 하루주점 같은 것을 마련코자 합니다.
카페 회원들에게 또 한 번 신세져야죠.
그리고 작은 우리들의 행동들로 인해 시민들의 관심이 불붙었으면 좋겠어요. 봉두마을에는 너무 관심이 없어요. 많은 ‘봉미’가 탄생했으면 하는 바람이죠. 수백만 명의 ‘봉미’가 생기면 정부와 한전도 봉두마을을 함부로 손대지 못하겠죠”
한편 장흥 위씨, 광산 김씨 집성촌인 여수시 율촌 봉두마을은 1970년대 지어진 송전선로와 지난해 공사를 시작한 송전선로로 인해 한전과 갈등을 겪고 있다. 봉두마을 주민들은 “1970년대부터 있던 송전탑으로 인해 마을 주민 40명이 각종 암으로 돌아가셨고, 현재도 암·백혈병 등으로 7명이 투병 중”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지난 6일 최준식 한전 광주,전남지사장이 마을 방문했지만 주민들과의 별다른 합의점을 갖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