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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은 잔인한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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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곤의 세상 읽기

4월은 잔인한 달.

코로나19의 우울증 확산 속에서도 어김없이 4월은 다시 찾아왔습니다봄비 속에 산 벚꽃이 산을 부풀게 하고 뜰의 백목련은 저 홀로 붕대를 풀고 있습니다. 4월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T.S 엘리엇의 황무지는 이렇게 시작됩니다.

 

4월은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꽃을 피우며

추억에 욕망을 뒤섞으며

봄비로 잠든 뿌리를 깨운다

 

이 시는 1922년 제1차 세계대전으로 3,500만에 가까운 사상자를 내고 정신적 메마름과 인간의 일상적 행위에 대한 믿음의 부재생산이 없는 성(), 재생이 거부된 죽음 등 전후의 황폐한 정신적 상황을 형상화한 시입니다.


 전쟁이 정신적 박탈과 혼돈황폐함과 참담함의 극단 속에서도 새로운 시작을 갈망하는 메마른 구근 같은 간절함을 지니고 있다면, 2020년 4월에 맞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공포는 일상을 넘어 무기력의 심연에 빠져들게 합니다.

이 무력감은 우리 생활 전반에 걸쳐 바이러스의 침투처럼 번져가는 데 우리는 그 심각성을 받아들일 의지마저 잃고 있다는 데 더 큰 심각성이 있습니다.

치료의 최일선에서 고군분투하는 의료진도 감염자가 세 자리수를 넘어선지 오래고 기약 없는 사투에 지쳐 체력과 정신력의 고갈을 호소하는 의료진의 호소가 안타깝기만 한 어제 오늘의 현실입니다.

이러한 심각성 속에 경제적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고 공존보다는 극단적 이기주의가 머리를 들고 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외출마저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하지만이렇게 되면 점점 더 침체의 늪에 빠져드는 자영업자들과의 이해충돌 현상도 노골화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도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사회적 약자가 감내해야 하는 고통은 더 클 수밖에 없고자칫 잘못하면 사회적 관계도 파괴될 수밖에 없을지도 모릅니다.

각종 행사는 취소되고 문화예술 활동도 이미 올스톱 되고 있습니다사회는 서로 경계하는 의식이 난무하는 가운데 바이러스 공포는 불신의 바이러스를 확대 재생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유래 없이 활동에 제약이 많은 4·15총선 출마자들도 안타깝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전대미문의 환란 속에서 빡빡한 선거 일정을 향해 걸음을 재촉하며 저마다 지역의 적임자요 심부름꾼이라고 자처하고 다니지만 메아리처럼 공허하기만 합니다그런데도 이름과 슬로건을 새긴 명함은 꽃잎만큼이나 무수히 흩날리고 있습니다상대방에 대한 견제와 흠집 내기도 흩날리는 꽃잎처럼 곳곳을 날아다닙니다꽃은 지면 열매라도 남지만결과에 따라 자신의 운명이 달라지는 낙선자들에게 4월은 더 잔인한 달로 기억 될 것입니다.

역설적이게도 4월은 우리 역사 속에서도 잔인한 달이었습니다. 60년 전의 4.19가 젊은 학생들의 고귀한 희생으로 민주혁명의 첫발을 디뎠으나 껍데기만 남은 4월이 되었고수백 명의 어린 학생들의 생명을 수장했던 4.16 세월호 사건은 우리에게 가장 잔인한 4월로 각인되었습니다어쩌면 코로나19와 겹쳐 우리에게 4월은 잔인함 그 자체가 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희망의 끈을 놓아서는 안되겠습니다.

국가적인 위기 때마다 온 국민이 하나가 되어 국난을 극복한 소중한 경험을 간직한 우리입니다.

일제 침략기에 들불처럼 번졌던 국채보상 운동이며, 6.25의 폐허를 딛고 최단기에 일으킨 경제 부흥이며, IMF극복의 초석이 된 금모으기 운동이며쓰러질 듯 쓰러질 듯 비틀거리면서도 위기 때마다 하나로 뭉친 저력이 아직도 우리 국민의 DNA 속엔 면면히 흐르고 있다는 자부심을 일깨울 때입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솔로몬의 지혜처럼 총체적인 이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오는 4월에는 피난지 대구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서정을 노래한 ‘4월의 노래를 부를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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