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5 (수)
코로나19의 위기 속에서도 차분한 대응 매뉴얼로 비교적 청정 여수를 잘 유지해오던 우리 지역이 유흥업소발 코로나19가 기폭제 역할을 하며 5월 한 달을 안타깝게 보내야 했습니다.
코로나19의 극복과 일상의 삶을 되찾는 날을 기대하며 우리 모두가 하나가 될 수 있었던 지난날의 노력이 또다시 무기력 속에 빠지는 결과를 보며 오늘은 질서의 의미와 시민의식에 대해 소회를 나누고자 합니다.
한 때는 질서라는 말처럼 많이 쓰이는 말도 없던 시절을 보낸 적이 있었으며 그 의미는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유용함으로 남아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말도 함부로 쓰면 참뜻을 잃고 맙니다. 그래서 질서란 말은 ‘말의 인플레’처럼 우리에게 피로감을 안겨주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말을 많이 사용한다는 것과 함부로 사용한다는 것의 의미를 구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전을 보면 질서는 ‘차례 질(秩), 차례 서(序)’로 곧 차례를 의미하고 있습니다. 차를 타는 차례부터 입장하는 차례, 상하 간에 인사하는 차례, 찬물 마시는 차례, 출세·승진하는 차례 등이 곧 질서입니다.
또 다른 뜻으로 ‘秩’자를 ‘떳떳할 질’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질서는 곧 떳떳함을 의미합니다. 떳떳하다는 것은 타인에 대한 자신의 양심상의 자부심을 뜻합니다.
비열한 수단으로 돈을 벌거나 출세·승진을 하면 떳떳하지 않습니다. 허영과 사치, 쾌락과 편의, 달콤한 아첨을 희구하는 인간 본능에 대하여 자신의 의지로 이것을 꺾을 수 있어야 떳떳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10수개월을 코로나 방역 일선에서 온갖 어려움을 무릅쓰고 본연의 임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던 방역진에 비해 순간의 쾌락과 달콤함의 유혹을 꺾지 못하고 코로나19를 쏘아올린 원인 제공자들은 또 다른 의미의 질서를 깨뜨린 사람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질서의 또 다른 의미는 사람이나 사물이 ‘있어야 할 곳에 자리함’을 뜻합니다. 책꽂이에는 책이, 옷장 속에는 옷이, 세면대 위에는 비누가 놓여 있는 것이 질서입니다.
책상 위에 신발이 놓여 있거나 성인 오락실에 청소년이 있다면 그것은 무질서입니다.
질서는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아서 지키도록 하자는 사회적인 약속입니다. 사람이나 물건이 제자리에서 질서 있게 제 역할을 할 때 우리의 일상은 조화롭고 아름다운 나날을 맞을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질서의 세 가지 의미 즉, 차례를 지키고, 떳떳함을 유지하며 적재적소에서 최선을 다하면 멈춰버린 일상을 정상으로 돌리는 기간도 단축되지 않을까 전망해봅니다.
지금은 비록 우리 시민 모두가 힘들고 지친 나날이지만 이런 때 일수록 더욱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할 때입니다.
사회적인 약속을 잘 지키고 서로 믿음으로 신뢰사회를 유지해갈 때 우리는 코로나19 탈출의 지름길로 나ㅇㅇㅇ라 확신합니다.
어려운 가운데도 방역 일선에서 수고하시는 의료진 여러분과 일선행정 담당자들께도 감사와 격려를 보내드리며 방역수칙을 지켜나가시는 우리 시민 여러분께도 힘내시라고 박수를 보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