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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골퍼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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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운태의 골프이야기

‘20,30 골퍼가 온다'

소설 ‘호밀밭의 파수꾼’의 주인공 ‘홀든 콜필드’는 센트럴 파크 남쪽 연못에 살고 있는 오리가 어떻게 겨울을 나는지 궁금했다. 연못이 얼어붙고 눈이 내려서 쌓이면 오리가 걱정스러웠다. 택시 운전사에게 물어보지만 아무도 알려주는 사람은 없었다.

 

사춘기 소년이 성장기에 겪게 되는 불안한 감정을 그린 이 소설은 주인공인 ‘홀든 콜필드’가 다양한 사건과 상황 속에서 대처하는 과정을 통해 기존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한다. 인생을 통해 누구나 지나는 시기인 ‘사춘기’는 ‘발달과 행동’에 많은 변화를 일으키는 중요한 때라고 할 수 있다. 이 시기에 나타나는 증상 중 연예인이나 이성을 좋아하면서 생겨난 사랑의 감정은 후에도 많은 영향을 끼친다.

사랑은 순간 무언가에 홀리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되는데 이런 감정은 당사자는 못 느끼지만 보는 사람을 불안하게 한다. 마치 차안대를 두른 경주마처럼 좌우를 살피지 않고 앞으로만 질주하는데 이런 무모함도 사랑의 속성 중 하나 일 것이다. 그래서 감기와 사랑은 감출 수 없다고 하는지도 모른다. 어디서든 드러나게 되어있으니까.  골프도 그런 것 같다. 골퍼 역시 어디서든 티가 난다.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목욕탕에서 전신 거울을 보며 골프 스윙에 빠져 회전하는 사람을 보는 경우가 있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흐릿하게 비치는 자신을 보며 몸을 꼬는 사람을 본 적이 있다. 골프와 사랑에 빠진 골퍼들이다.

 

최근 들어 골프인구는 부쩍 늘어났다. 특히 젊은 20,30대의 여성이 주류를 이루고 덩달아 그 또래의 남성들도 합류하고 있다. 젊은 층의 유입은 코로나 19가 기인한 측면이 있는데 SNS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과정과 스크린 골프를 통해 게임의 문턱을 쉽게 넘어온 결과가 아닐까 생각된다. 

 

코로나 19는 비대면과 비접촉의 일상으로 사람들을 이끌었고 자연스럽게 전화로 모든 걸 해결하도록 일상을 만들어 버렸다. 코로나가 만든 세상은, 만남은 사라지고 화면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며 검색을 통해 타인을 알아가도록 재편해버린 것이다. 만나지 않고 화면으로 보는 것이 어색하지 않은 세상. 학교도 직장도 세상과의 소통도 만남 없이 가능한 세상이 된 것이다. SNS를 통해 사람들은 소통하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보여주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 같다. 골프는 일정 부분 SNS가 요구하는 소통의 조건을 충족시킨다. 가장 아름다운 배경과 멋진 옷으로 자신을 꾸미고 근사한 장면을 화면에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멋진 클럽하우스, 수형 좋은 나무, 가지런히 정돈된 정원, 색깔을 맞춰 조성된 화단, 넓고 푸른 페어웨이와 한가로운 풍경들은 사진 찍는 것에 익숙한 사람들이 화보집을 만들기에도 충분한 것들이다. 골프는 이런 멋진 장면을 연출하기에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SNS에서 자주 쓰는 말 중에 ‘간지’라는 표현이 있다. 영화배우 소지섭의 멋진 모습을 ‘소간지’라고 하듯이 ‘간지’ 나는 모습은 SNS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다. 골프 클럽과 의류도 ‘간지’에 편승해 트렌드로 떠오르고 일부 마니아층을 형성하기도 하는 것 같다.

 

스크린 골프는 여러 측면에서 골프를 가볍게 해 준다. 이것은 마치 당구를 치듯 자신의 장비 없이도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골프를 치지 않는 많은 사람들은, 골프는 장비를 갖추고, 레슨을 받아야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때로 그것이 골프 진입에 걸림돌이 되기도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이미 어린 시절부터 게임에 익숙하고 최근 스크린 야구 등을 통해 실외 스포츠를 실내에서 접하기도 한 20,30의 젊은이들은 골프 역시 그리 어렵지 않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 특히 유연성이 좋은 젊은 사람들은 스윙을 습득하고 이해하는데 좀 더 빠를 것이고 게임하듯 룰을 쉽게 터득했을 것이다. 그리고 골프는 중독의 사슬로 이들을 사로잡았을 것이다.

 

새로운 세대의 골프 진출은 골프 산업 측면에서 반길만한 일이지만 기존 골퍼의 입장에서는 결코 달갑지만은 않다. 가장 먼저 골프장 예약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예년 같으면, 겨울 골프장은 비수기라 그린피 세일도 많아서 찬 바람 불지 않는 맑은 날 예기치 않는 번개모임으로 라운드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예약 불가’라는 참담한 시기를 살고 있다. 시간에 맞춰 예약사이트에 접속하고 손가락 신공을 부리며 클릭해도 1분 만에 사라지는 허탈감 때문에 간혹 분노가 치밀기도 한다. 도대체 이 과잉이 언제까지 갈 것인지 궁금할 따름이다. 수요가 넘치는 이 상황을 골프장에서는 여유롭게 즐기고 있는 것 같다. 그린피와 카트비를 인상하고 서비스는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으며 ‘물 들어올 때 노 젓자’하며 뱃놀이만 하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

 

겨울의 골프장은 한적한 낭만이 있었다. 간혹 라운드 중 눈을 맞기도 하는 행운을 누린 적도 있다. 친 공이 얼어있는 연못을 맞고 온 그린 된 경우도 있었다. 골프를 사랑해서, 골프에 빠져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던 시절이 있었다. 

 

얼어있는 호수에 오리는 날아가고 없을 것이다. 골프장 사람들에게 오리가 어디로 갔는지 물어도 아무도 알려주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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