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4 (화)

  • 맑음속초28.0℃
  • 맑음25.7℃
  • 맑음철원23.1℃
  • 맑음동두천23.0℃
  • 맑음파주22.1℃
  • 맑음대관령20.7℃
  • 맑음춘천25.0℃
  • 맑음백령도17.0℃
  • 맑음북강릉25.8℃
  • 맑음강릉28.6℃
  • 맑음동해21.3℃
  • 맑음서울23.7℃
  • 맑음인천20.1℃
  • 맑음원주24.6℃
  • 맑음울릉도19.1℃
  • 맑음수원22.9℃
  • 맑음영월24.1℃
  • 맑음충주25.1℃
  • 맑음서산21.4℃
  • 맑음울진16.0℃
  • 맑음청주26.4℃
  • 맑음대전25.1℃
  • 맑음추풍령24.5℃
  • 맑음안동26.3℃
  • 맑음상주26.1℃
  • 맑음포항28.0℃
  • 맑음군산21.5℃
  • 맑음대구27.2℃
  • 맑음전주23.8℃
  • 맑음울산22.9℃
  • 맑음창원24.3℃
  • 맑음광주24.8℃
  • 맑음부산21.7℃
  • 맑음통영21.0℃
  • 맑음목포22.5℃
  • 맑음여수21.7℃
  • 맑음흑산도20.0℃
  • 맑음완도24.4℃
  • 맑음고창22.8℃
  • 맑음순천24.6℃
  • 맑음홍성(예)22.6℃
  • 맑음24.2℃
  • 맑음제주22.4℃
  • 맑음고산19.2℃
  • 맑음성산22.8℃
  • 맑음서귀포22.9℃
  • 맑음진주24.9℃
  • 맑음강화19.3℃
  • 맑음양평24.8℃
  • 맑음이천25.6℃
  • 맑음인제24.7℃
  • 맑음홍천25.0℃
  • 맑음태백23.5℃
  • 맑음정선군26.5℃
  • 맑음제천23.8℃
  • 맑음보은24.7℃
  • 맑음천안24.4℃
  • 맑음보령20.6℃
  • 맑음부여23.7℃
  • 맑음금산24.3℃
  • 맑음24.9℃
  • 맑음부안22.2℃
  • 맑음임실24.0℃
  • 맑음정읍23.9℃
  • 맑음남원26.2℃
  • 맑음장수23.3℃
  • 맑음고창군22.9℃
  • 맑음영광군22.2℃
  • 맑음김해시23.7℃
  • 맑음순창군25.7℃
  • 맑음북창원25.9℃
  • 맑음양산시24.8℃
  • 맑음보성군24.9℃
  • 맑음강진군25.3℃
  • 맑음장흥25.0℃
  • 맑음해남23.4℃
  • 맑음고흥24.7℃
  • 맑음의령군27.2℃
  • 맑음함양군27.2℃
  • 맑음광양시25.3℃
  • 맑음진도군22.1℃
  • 맑음봉화24.2℃
  • 맑음영주24.5℃
  • 맑음문경25.3℃
  • 맑음청송군26.6℃
  • 맑음영덕24.2℃
  • 맑음의성26.7℃
  • 맑음구미27.0℃
  • 맑음영천26.7℃
  • 맑음경주시29.0℃
  • 맑음거창25.5℃
  • 맑음합천27.4℃
  • 맑음밀양27.0℃
  • 맑음산청26.0℃
  • 맑음거제22.3℃
  • 맑음남해23.7℃
  • 맑음24.0℃
여름 향기.
  • 해당된 기사를 공유합니다

귀향부부의 좌충우돌 시골살이

여름 향기.

올해는 계속 내리는 비로 여름 계곡의 싱그럽고 아름다운 모습들을 많이 볼 수 있네요.

 

아이 셋 낳고, 10여 년 동안 집안과 텃밭에서만 뱅뱅 맴돌다 보니 언젠가부터 여름이 되면 후덥지근한 날씨 때문에 몸이 너무 지치고 숨쉬기도 힘들 정도여서 아이들 데리고 무작정 화엄사피아골쌍계사참새미골 계곡에 가서 놀다가 해 질 녘 돌아왔지요.

 

아이들은 물개마냥 세상 행복하게 놀다가 해가 어둑어둑해져도 물에서 나올 줄을 몰라 저랑 매번 실랑이질했답니다때론 버너냄비 준비해서 계곡 옆 정자에서 아빠가 끓여주는 라면으로 저녁도 맛나게 먹고 돌아오고요.

 

큰 장맛비 오시고 며칠 지나 계곡을 거슬러 오르면 물은 맑은 옥빛으로 빛나고흰 구슬 물방울들은 바위에 부딪혀 개구쟁이처럼 여기저기 신나게 튕겨 오르고물소리는 쾌활하기 그지없습니다.

 

마치 재잘재잘 수다스러운 명랑한 소녀들처럼요몸에 닿는 물의 느낌은 참 부드럽습니다무릎 아래가 온통 잠기도록 물속을 거닐기도 하고연거푸 세수하기도 합니다.

 

싱그러운 물 냄새와 신록의 달콤함을 담은 공기는 그야말로 여름 향기입니다.

 

폐를 지나 장 깊숙이 들이켜 내 몸 구석구석을 새롭게 하고또 내 안의 묵은 숨고여있는 숨마저 뱉어내게 합니다그래서인지 계곡에서 숨을 쉬면 깊은숨이 쉬어지고잡념이 없어지면서 머리는 맑아지고절로 충만해집니다.

 

먹고 싶은 것도갖고 싶은 것도뭔가 더 노력해야 할 필요도 없이 ~~참 좋다!’라는 느낌이 들면서 나란 존재가 마구마구 좋아집니다.

 

그리고 내 안에 숨 쉬는 이 자연의 모든 기운이 참 조화롭다는 느낌이 듭니다그러면서내 코에 들어온 이 향기는 저를 머나먼 시절로 쑤욱~~데려갑니다나의 후각에 들어온 이 향기를 언젠가 맡아본 것 같은데언제지하고 예민하게 촉수를 내밀어 더듬더듬 더듬어 봅니다.

 

기억이 나네요.’

 

우리가 수렵채취하던 시절의 향기가 어렴풋이 느껴지네요맑고순수했던 공기자연의 생기로 충만했던 그 머언 옛날아담과 하와가 벌거벗었지만 부끄러운 줄 모르던 시절의 그 공기의 향기네요.(뻥치네.^^ 누군가는 그러겠죠그런데저는 청각이 좋지 않다 보니 후각이 무척 예민해서 후각으로 들어오는 냄새와 향으로 많은 감정과 느낌들이 일어나기도 해요.)

 

지금 현대문명을 사는 우리들특히나 도시에 살면서 오염된 공기와 각박한 경쟁 사회 속에서 숨 가쁘게 사는 우리는 정말 생기 가득하고절로 충만해지며 맛있는 공기의 맛을 모릅니다.

 

기후위기 시대가 오도록 아무 경각심도 못 느낀 채 그저 물질문명만을 위해 달려왔는데모계사회에서 부계사회로 넘어오고 과잉생산된 산물을 지키고 보호하기 위해 싸우고투쟁하고담을 쌓고너와 나를 분리하며 살아오다 보니 우리는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고생기 가득하고존재에 대한 충만함으로 가득했던 시절의 공기 맛을 잃어버렸습니다.

 

초대받지 않은 손님코로나와 기나긴 장마가 부디 우리들의 삶을 되돌아보고 성찰하게 해서 태초의 공기를 되찾게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너무 거창한가요?)

 

처음 장맛비가 왔을 때는 계곡의 가라앉은 온갖 침전물들을 흙탕물로 쓸어가더니만 이젠 다시 비가 와도 물은 옥빛으로 거침없이 흘러갑니다제 마음우리의 마음에도 큰비가 와서 가라앉은 모든 것들이 한 번 쓸려가고 맑은 빛으로 흘러 흘러갈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