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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함께 걷는 피아골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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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향부부의 좌충우돌 시골살이

아이들과 함께 걷는 피아골 산행.

입추와 말복이 지난 지 여러 날구례에도 코로나 환자가 생기기 시작해서 지역민들이나 학교에서도 무척 긴장하는 상태였다.

 

당분간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가정학습을 하기로 했다집에만 있다 보면 삼둥이들이 심심하고 게임스마트폰을 하겠다며 실랑이질만 할 것 같아서 매일 산책을 하기로 했다.

 

먼저 가까운 화엄사 숲길을 천천히 걸어보고천은사 뒤안길과 새로 만들어진 푸르른 저수지 길도 걸었다.

 

아이들 아빠가 쉬는 날이면 함께 걷기도 했다화엄사와 천은사 계곡 길을 걸을 땐 아이들이 계곡물에 뛰어들어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신나게 놀았다.

 

첨벙첨벙 물에 뛰어들고또 뛰어들었다세상에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기나긴 장마 끝에 내리쬐는 햇빛은 말복이 지났는데도 그동안 못다 내린 햇살을 퍼붓듯 따갑게 느껴지고더위에 열 받은 물은 차갑게 느껴지질 않았다그리고구름이 산 아래 낮게 깔린 날에는 오산 사성암에도 올라가 널따란 구례 들판과 굽이굽이 흘러가는 섬진강을 바라보고 왔다.

  

그런데세 아이를 데리고 꼭 가보고 싶은 곳이 있었다피아골!


둘째는 올해 연달래 필 무렵에 고모 가족들과 피아골을 다녀왔는데큰아이와 막내는 아직 가보지 못했다.

 

 피아골은 우리 집에서도 꽤 먼 느낌이 있어 일 년에 한두 번밖에 가보지 못하고그래서인지 아이들을 데리고 대피소까지 다녀오는 일은 엄두 내기가 어려웠다.

 

더군다나 키도 작고 몸집도 작은 막내가 작년까지는 걷는 걸 힘들어하고조금 걷다가도 업어달라고 했다그런데올해는 내가 가끔 산책하거나 할 때 데려가면 제법 잘 걸었다.

 

올 초에 아이 아빠가 노고단에 갈 일이 있었는데막내가 따라가겠다고 떼를 써서 업어달라거나떼쓰거나못 가겠다고 주저앉으면 안 된다는 약속을 굳게 하고 산에 올랐는데웬 걸좀 천천히 올라가긴 했지만 군말 없이 잘 올라갔다고 한다.

 

 그리고작년에 막둥이랑 한 약속이 있었다작년 겨울눈이 하얗게 덮인 지리산 바래봉을 여러 가족과 올랐는데아이들도 같이 갔었다.

 

그런데우리 막둥이는 걷는 것도 힘들어하고체력도 딸려서 도저히 데려갈 수가 없었는데아이는 그게 무척이나 서운했나 보다

 

그래서밥 잘 먹고 튼튼해지고엄마가 산책갈 때 열심히 따라다니면서 많이 걷다 보면 내년엔 겨울 산행을 갈 수 있을 거라고 약속을 했다.

 

세 아이를 데리고피아골로 출발하기 전에도 고민을 많이 했다요새 계속 걷기만 하고다른 재미있는 장소는 안 간다고 세 녀석의 불만이 쌓여 있는데꽤 먼 거리인 피아골 대피소까지 간다면 안 갈 게 뻔했다.

 

그래서거기 가서 김밥과 컵라면으로 점심을 먹자고 꼬드기니 세 녀석이 앗싸~~하며 모두 넘어온다주섬주섬 도시락을 챙기고굽이굽이 기나긴 피아골 도로를 올라 산 입구에 차를 받쳐놓고 걷기 시작했다.

 

그런데멀미 때문인지 산행 초입부터 아이들이 걷는 걸 마뜩잖아한다얼마 전까지도 비가 계속 내려 계곡은 물이 불어나 장쾌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나는 그걸 보는 것만으로도 좋은데아이들은 시큰둥하다피아골 계곡은 무척 깊숙하고 깊다그래서 구석구석 멋진 계곡의 경치를 보는 맛이 참 좋다땅에서 꽤 깊숙이 꺼져 아래로 흐르고 있어 아찔하기도 하고장엄한 느낌도 든다그런데도아이들은 땅만 보고 걷는다.

 

한참을 걷다가 길에서 계곡이 가까운 곳에 이르자애들은 또 물 만난 물고기처럼 수영하고 싶다고 한다.

 

 처진 기분을 달래줄 겸계곡물이 얕은 곳에서 잠시만 놀다 가자고 해서 아이들은 한바탕 신이 나게 놀았다.

 

물놀이를 마치고 나서는 기분도 상쾌해졌는지 잘도 걷는다막내도 생각보다 훨씬 잘 걸었다그래도 왕복 4~5시간 정도를 걸으면 아이들이 항의를 할 것 같아서 중간쯤 걷다가 점심을 먹고 내려가자고 할 생각이었다.

 

그런데오히려 아이들이 대피소까지 가서 밥을 먹자고 하여 내가 막둥이 챙겨 가느라 체력이 바닥날 지경이 되었다.

 

 어찌 됐든 드디어 대피소에 도착했는데예년 같으면 등산객들로 한창 붐빌 시기인데사람 한 명 보이지 않고코로나로 인해 관리인들도 보이질 않는다.

 

다람쥐 몇 마리가 쪼르르 달려와 우리 옆을 왔다 갔다 할 뿐이었다그래도 우리 네 사람은 밥을 맛있게 먹고 그곳의 기운과 풍광에 젖어 있다가 하산을 하였다.

 

하산을 하는 세 아들 녀석의 뒷모습을 바라보는데 너무도 든든하고 고맙게 느껴졌다우리 아이들이 언제 저렇게 자라 이 엄마랑 피아골 산행을 같이할 정도가 되었나 세월이 참 빠르게도 느껴졌다.

 

마을 입구가게에 내려왔을 때 어떤 아저씨 한 분이 어디까지 갔다 오느냐고 물으신다대피소까지 갔다 왔다고 했더니 아까 내려오다가 우리를 봤다고 하시며 아이들을 불러 아이스크림을 사주고 싶다 하셨다그러면서이렇게 아이들이 산행하는 게 너무 보기 좋으시다며 칭찬을 해 주셨다아이들은 아이스크림도 선물 받고칭찬도 듬뿍 받아서 기분이 무척 좋아 보였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바이러스로 인해 부모가 아이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면역력을 키워주는 일인 것 같다집단방역도 참 중요하지만그에 못지않게 나는 자연 속에서 신나게 놀고걸으면서 자연의 충만한 기운을 받는 것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한다우리 함께 자연 속에서 많이 걷고많이 누려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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