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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퍼의 양심과 ‘니버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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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운태의 골프이야기

골퍼의 양심과 ‘니버의 기도’

누군가 당신의 ‘알까기’를 보고 있다.

 

오랜만에 동문 골프대회에 갔다. 한동안 못 갔는데 분위기를 잘 띄우던 후배 한 명이 보이질 않아 물었다.

“걔???  쪼잔해서 부르지도 않아.”

“무슨??”

“걔하고 공치다 보면 별별 일이 다 생겨. 미리 공을 흘려놓고 화단으로 간 공을 찾으러 가서는 돌아 나오면서 ‘여깄 ~다’하질 않나.”

얘길 들었는지 곁에 있던 후배가 거든다.

“ ‘알까기’정도는 참고 넘어가. 문제는 자기가 안될 때 게임을 훼방 놔버려. 심지어 남의 공을 발로 차 버리기도 한다니까.”

 

골프에 관한 얘기를 하다 보면 빠지지 않고 나오는 ‘골프매너’에 관한 사례는 엇비슷하고 재미있지만 뒤끝은 씁쓸한 느낌도 있다.

 

아마추어 골퍼들끼리 내기하면서 벌어지는 ‘알까기’를  골프 룰에서 찾는다면 ‘오구 플레이’상황쯤으로 봐도 될 것 같다. 다른 골퍼의 공을 자신이 치는 것이라는 ‘오구 플레이’는 2 벌타가 주어지지만 다음 티잉 그라운드에서 스트로크 하기 전까지 오구 플레이에 대한 정정이 없는 경우 실격처리까지 되는 심각한 룰 위반이다. 얼마 전 ‘오구 플레이’로 중징계를 받은 윤이나 프로도 자신의 공이 아님에도 플레이를 계속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선수 생활에 타격을 입었다.   

 

매 홀 내기를 하면서 라운드하는 아마추어 골퍼의 입장에서 이기고 싶은 욕망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특히 샷이 잘 되지 않는 날이면 멀리건도 하나 받으면 좋을 것 같고, 스코어도 트리플 이상은 안 세면 좋을 것 같고, 아무도 안 보는 곳에서 실수한 어프로치는 타수에서 빼고 싶기도 할 것이다. 

 

‘오구 플레이’와 더불어 자주 언급되는 ‘오소 플레이’가 있다. ‘오소 플레이’는 구제받은 볼을 드롭하는 과정에서 주로 발생하기도 해 뒤늦게 벌타를 받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특이하게 그린에서 ‘오소 플레이’로 벌타를 받은 사례는 렉시 톰슨의 경우였다. 이 사건은 티브이 중계 도중 시청자의 신고로 밝혀졌다. 렉시 톰슨은 볼을 마크한 후 다시 퍼팅하기 위해 볼을 내려놓면서 위치를 살짝 옮겼는데 그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다. 그 후 벌타를 받은 렉시 톰슨은  우승 경쟁에서 밀려 눈물을 흘려야 했다.  아마추어 골퍼들 사이에선 그린에서 벌어지는 ‘오소 플레이’를 ‘동전 치기’ 라고 부른다고 한다. 동반자들이 그린을 살피며 자신의 볼이 가야 할 방향을 살피고 있을 때, 퍼팅하느라 정신을 팔고 있을 때, 슬며시 자신의 볼 마커를 옮겨놓는 행위를 일컫는 말이다. 

 

골프는 매 상황이 선택이지만 ‘오구 플레이’와 ‘오소 플레이’를 보면 골프에서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미국 PGA 투어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에서 두 번째 우승을 한 김주형 선수와 패트릭 캔틀레이의 마지막 홀 승부는 골프에서 선택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경기였다. 김주형과 동타를 이룬 패트릭 캔틀레이의 티샷이 페어웨이를 벗어나 관목 사이로 갔고 공교롭게도 볼은 가지 사이에 걸려있었다. 그에게는 두 가지 선택이 있었다. 첫째는 언플레이어블 선언 후 그린을 보고 치는 것과 레이업 하는 것 그리고 두 번째는 가지가 부러지든 클럽이 망가지든 볼을 페어웨이로 꺼내는 것이었다. 첫 번째 선택은 파 이상의 스코어를 생각해야 하고 두 번째 선택은 어렵지만 성공한다면 파 세이브를 할 확률이 있었다. 

 

김주형은 페어웨이에 잘 보낸 상태였다. 패트릭 캔틀레이는 ‘아이스 맨’ 이란 별명답게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며 캐디와 대화를 주고받았고 결국 가지 사이에 걸린 볼을 치기로 한다. 볼은 가지 사이를 빠져나오지 못하고 바닥에 떨어졌고, 진행자의 예측대로 우승은 김주형에게 돌아갔다. 패트릭 캔틀레이가 언 플레이어블을 선택했다면 확실한 2위를 했을 수도 있었겠지만 아무도 우승 경쟁을 하고 있는 선수의 무모한 선택을 나무라지 않았다.

 골프가 잘 되는 날에는 선택이 비교적 순조롭다. 어떤 자신감인지 확신이 생기고 믿음이 있다. 그래서 클럽 선택도 빠르고 잡념도 없다. 하지만 무언가 망설여지는 날이면 선택도 느려지고 선택 후에도 확신이 생기지 않아서 실수를 하곤 한다. 골프는 선택으로 시작하고 선택한 후의 결과가 확실하다. 

 

사람의 본성 중에는 자신의 잘못은 쉽게 눈 감고 타인의 실수에는 엄하게 지적하면서 쾌감을 느끼는 부분이 있다. 동반자들과 내기를 하다 보면 상대를 속이고 싶은 유혹도 생긴다. 간혹 아무도 본 사람이 없을 것 같은 순간이 오기도 한다. 어떤 선택을 할지는 골퍼의 양심에 달렸지만 ‘니버의 기도’가 해답을 줄지 모르겠다.

신이시여, 바라옵건대 제게 바꾸지 못할 일을 받아들이는 차분함과 바꿀 수 있는 일을 바꿀 수 있는 용기와  그 차이를 늘 구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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