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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온한 이야기가 불편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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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호의 교육칼럼

불온한 이야기가 불편한 이유

불온한 이야기가 불편한 이유


 

 

김광호.jpg

김광호 여수 여양중 국어과 교사 

 

 

 

그대 아직도 하류 인생을 꿈꾸는가?

 

 

 

 

 

고전을 읽다보면 마음이 경건해진다. 고전은 삶에 대한 정직과 겸손을 들려주는가 하면 불의와 천 벌을 보여주며 자아 성찰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춘향전과 심청전이 그러하다.


춘향의 일편단심, 변사또의 권력남용, 이몽룡의 금의환향으로 이어지는 이야기의 구조는 독자들에게 희망을 주기에 충분하다. 심청의 부성애, 뺑덕어미의 교언영색, 심봉사의 천진순박으로 전개되는 이야기에서 선의 권장과 악의 징계를 엿볼 수 있다.


어찌되었건 우리 고전은 행복한 결말에 이른다는 공식을 대부분 보여주기에 독자들은 그들의 삶을 닮고 싶어한다.


문제는 삶이 우리 고전처럼 단순하지 않다는 것이다. 고전은 마치 삶에 답이 있는 것처럼 독자를 암암리에 의식화시킨다. 그게 권선징악이요 사필귀정이며 인과응보이다.



한편 서양고전을 읽다보면 등장 인물들의 짐승같은 모습이나 비인륜적인 행위를 보곤한다. 독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온몸으로 거부하며 또다른 질문을 던지게 한다.


"저러면 안 되는데 저런 삶도 있구나? 어떻게 아들이 어머니와 결혼을 하지, 참 못 됐어. "


하지만 우린 서양고전에서 불편한 진실을 찾을 수 있다. 모든 고전은 삶을 반영하고 있기에 독자는 스스로 작품속의 다양한 삶을 취사선택하여 삭제하고 기억해야한다. 그러면서 ^어떤 삶은 지우고, 어떤 삶을 이어가려하는지^ 물어야 한다.


서양 불멸의 고전, 오딧세우스의 최후 이야기를 통해 지성인의 삶이 어떠한지 반성의 시간을 갖고자 한다.


주인공 오딧세우스는 트로이아 전쟁에서 승리하고 마침내 고향으로 돌아온다. 그의 10년의 전쟁과 10년의 귀향은 그의 삶이 순탄치 않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


호메로스가 쓴 이 대서사에서는 큰 무리 없이 작품의 결말을 마무리 한다. 다만 오딧세우스는 고향에 돌아와 아내에게 구혼을 강요했던 자들을 죽이고 난 뒤 포세이돈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길을 떠난다.

 

 

 

 

 

그리고 그는 테스프로도스 지역에서 그곳 왕비 칼리디케와 결혼하고 아들까지 낳는다고 전하며 이야기를 끝낸다.


그러나 호메로스 이후에 에우가몬(시인)가 뜻밖의 상상력을 발동하여 오딧세우스의 죽음과 그 이후의 삶에 대하여 불온한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오딧세우스가 테스프로도스 지역에서 집으로 돌아와 외지에서 온 청년과 다투다가 창에 찔려 죽게 된다. 청년은 자신의 이름이 텔레고노스며 아버지는 바로 오딧세우스라고 뜻밖의 말을 한다. 이렇듯 오딧세우스는 텔레고노스(먼 곳에서 낳은 아들)의 손에 죽임을 당한다.


설상가상으로 그는 오딧세우스의 왕궁을 찾아가 페넬로페와 이복형인 텔레마코스(멀리서 벌어지는 전쟁)를 만나 그들을 데리고 고향인 아이아이에 섬으로 돌아간다.


그곳에서 텔레고노스는 페넬로페와 결혼하고, 텔레마코스는 의붓어머니인 키르케와 부부의 연을 맺는다. 즉 두 아들이 아버지의 두 아내와 교차결혼을 한다.


우리 고전에 길들여진 독자에게는 가히 충격적인 막장 스토리텔링이다. 친부살해에다 의붓어머니와 결혼까지 정말 막장 드라마의 완결판이다. 이처럼 시인 에우가몬에 의해 각색된 오딧세우스의 결말은 참 민망함을 넘어 불온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서구의 역사 또한 호메로스의 오딧세이아를 불멸의 고전으로 인정하나, 그 밖의 오딧세우스와 페넬로페에 관한 패륜적인 상상력은 지우고 싶어 한다.


우리는 왜 이토록 불온한 이야기를 불편해 할까? 또한 우린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는가? 진정 불멸의 가치로 남을 만한 삶을 살고 있는가, 아니면 삭제하고 지워야만 하는 삶을 살고 있는가?



다시 고전은 묻는다.


우리는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가치를 내재화하고 있지만, 혹여 다른 사람들의 눈을 속이며 올바른 삶을 사는 척하며 위선적인 삶을 살고 있지는 않은지 준엄하게 답을 요한다.


상식과 공정과는 동떨어진 삶을 살면서 눈만 뜨면 공정과 상식을 떠들어 대는 행여 반지성인이 아닌지 엄중하게 경고하고 있다.


지성인이여! 그대 아직도 불온한 이야기가 불편한가? 그 이유가 혹 그대의 벌거벗은 삶이 드라마처럼 드러나기 때문이 아닌지 자못 궁금하다.


그렇다. 많이 배웠다고 상류 인생을 사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학력과 지위는 높지만 악한 행동을 일상화할 때 그 삶은 하류 인생일 뿐이다.


그대 아직도 하류 인생을 꿈꾸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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