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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月은 갈아엎는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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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사람들과 함께하는 인문학산책

4月은 갈아엎는 달

4月은 갈아엎는 달

이민숙.png

이민숙 샘뿔인문학연구소 소장 시인 

 

 

 

 

 

내 고향은

강 언덕에 있었다.

해마다 봄이 오면

피어나는 가난.

 

 

지금도 흰 물 내려다보이는 언덕

무너진 토방가선

시퍼런 풀줄기 우그려놓고 있을

, 죄 없이 눈만 큰 어린 것들.

 

 

미치고 싶었다.

四月이 오면

山川은 껍질을 찢고

속잎은 돋아나는데,

四月이 오면

내 가슴에도 속잎은 돋아나고 있는데,

우리네 祖國에도 어느 머언 心底, 분명

새로운 속잎은 돋아오고 있는데,

 

 

미치고 싶었다.

四月이 오면

곰나루서 피 터진 東學의 함성,

光化門서 목 터진 四月의 승리여.

 

 

江山을 덮어, 화창한

진달래는 피어나는데,

출렁이는 네 가슴만 남겨놓고 갈아엎었으면

이 균스러운 부패와 享樂不夜城 갈아엎었으면

갈아엎은 漢江沿岸에다

보리를 뿌리면

비단처럼 물결칠, 아 푸른 보리밭.

 

 

강산을 덮어 화창한 진달래는 피어나는데

그날이 오기까지는, 四月은 갈아엎는 달.

그날이 오기까지는, 四月은 일어서는 달.

 

 

--<四月은 갈아엎는 달> 전문/신동엽/

 

 

1960년대 신동엽의 사월은 갈아엎지 않으면 안 되는 썩은 역사의 사월이었다.

 

 

3월에 터진 함성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삶은 갈수록 태산, ‘새로운 속잎이 돋아나는 3월을 외면하고 무너진 토방가선/시퍼런 풀줄기 우그려넣고 있을/, 죄 없이 눈만 큰 어린 것들의 아프고 가난하여 서러운 봄이었다.

 

 

그 배고픔에 덧대듯 어지러운 땅덩어리의 봄이었다. 얼마나 안타까운 날들이었으면 미치고 싶었을 것인가!

 

 

터져오던 곰나루의 피 터진 동학의 함성은 들려오지 않고, ‘진달래는 피어나는데녹두꽃 피었다는 소식은 들려올 듯한데... ... 녹두장군의 기개로 일으켜 세워야 할 그 함성이 들려올 봄인데... ...우리 시대의 봄은 어떤 봄인가, 여전히 캄캄한 봄날, 진달래 눈부신 역설의 봄날이다. 그리하여, 21세기!

 

 

그날이 오기까지는, 四月은 갈아엎는 달

그날이 오기까지는, 四月은 일어서는 달

 

 

동학의 처녀가 되어 동학의 들판에 서서, 백두 한라의 정신으로 무엇을 갈아엎어야 하는지 물어야 한다.

 

 

묻다보면 펼쳐지리라. 올곧은 질문 앞에 놓일 우리 삶의 환한 길, 그러나 진정 그날이 오기까지는 갈아엎어야 한다.

 

 

일어서야 한다. 히어리 피어나는 조계산 접치재에 노란 꽃등이 길을 밝힌다.

 

 

노란빛 꽃들이 더 광활하게 산천을 밝히고 있다. 산수유 생강나무 민들레 노랑제비꽃... ...그러나 세계는 피맺힌 겨울 동토일 뿐, 결코 정신의 객토는 요원한가.

 

 

이제 곧 갈아엎어야 할 그 사월이다. 4.3, 4.16, 노랑나비여 노란 자유여 더 멀리 더 높이 날아올라라 어기찬 자존으로! 삶이란 단순한 시도 아름다운 노래도 아니다. 신동엽의 그 4월을 건너 우리의 4월을 맞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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