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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으로 자라는 나무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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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운태의 골프이야기

추억으로 자라는 나무 (上)

 

 

 

D- 365

작년에 제주도 (돌 문화 공원)에서 썼던 엽서가 오늘 집에 도착했다. 우리 가족이 제주도를 여행하다 들렀던 (돌문화 공원)에서 서로에게 보낸 엽서다. 

이제 일 년의 시간이 지나 수취인에게 전달된 거다. 우편물 수거함에서 세 장의 엽서를 발견했을 때는 좀 놀랐다. 

냉장고에 넣어두고 까맣게 잊고 있던 어떤 물건을 발견한 기분이랄까.

내가 쓴 글을 읽는 쑥스러움으로 엽서를 보자 한 자리에 앉아 엽서를 고르고 쓰던 그때가 생각났다. 셋이 보낸즐거운 시간과 행복했던 순간이 추억의 이름으로 다가왔다. 

붉은색의 숲길이 녹색잎과 대비되던 비자림 숲과 다리를 사이에 두고 밀물에는 호수가 되고 썰물에는 모래바닥을 보이던 숙소 앞의 한적한 바닷가.

안도 다다오의 건축미를 느낄 수있었던 유민 미술관은 미로를 찾듯 계단을 내려가야 했다. 

그 깊은 곳에서 만났던 아름다운 아르누보의 유리 조형품들.

저녁을 먹으러 찾아간 식당 뒤편으로 펼쳐진 붉은 노을과 그곳에서 만났던 고양이.

어디였을까?

노년의 부부 여행객을 만난 곳이. 흰머리의 구부정한 남자는 백팩을 메고 아내로 보이는 여자는 휠체어에 앉아 있었다.

아내와 나는 그들이 즐겁게 대화를 나누고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면서 '무슨 사연이 있겠지'하며 지나쳤던 것 같다.

 

 

 

D-280

그리고 한참이 지났을 때 아내가 불쑥 물었다.

"어머니 모시고 제주도 여행 한번 갈까? "어머니는 허리가 좋지 못해 지팡이를 짚어야 하거나 노인용 유모차가 있어야 움직일 수 있다

차멀미는 하지 않아서 드라이브하는 것을 좋아하신다

아버지가 살아 계실 때 두 분을 태우고 다니다 보면 뒷자리에서 다투듯이 목소리가 커지는 경우가 있는데 주로 도로와 지명에 관해 서로 우기느라그랬다.

예를 들면 지나온 터널이 몇개였다는 둥, 아까 지나온 터널보다 금방 지나온 터널이 좀 더 길다는 따위의 사소한 것들이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로는 휴게실에서 아버지를 기억해 떠올리고 한참 동안 그때 얘기를하신다

91세의 나이에도 아직도 기억력이 좋은 걸 보면 다행이다 싶고 길가에 세워진 새로운 건물을 보면 호기심 많은 소녀처럼 물어본다 길을 잘못들어서 조용히 유턴해서 가려고 하면 금방 눈치채고 민망함에 꼭 한마디를 보탠다" 음마, 아까 왔던 덴디?? "

 

 

 

D-234

아내가 제안한 `제주도 여행`은 누나 식구와 의견 일치를 이뤄 정작 당사자인 어머니만 빼고 우리끼리 진행하기로 했다

어머니에게 비밀에 부친이유는 미리 알았을 때 일어날 불상사때문이었다. 아마 알고는 절대 안 간다고 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전에 고령이기 때문이기도 했다. 주변에서 하룻 사이에 돌아가신 어른들을 보다 보니 건강이 걱정되기도 했다.

나이 드신 분들은 내년을 기약하지 못한다. 어찌 될지모른다

고모도 그랬다

그해 여름 복숭아를 보내드렸더니 달고 맛난 복숭아를 보내줘서 잘 먹었다고 연락이 왔다

내년에도 사드린다고 했다. 하지만 그것으로 마지막이었다

가을을 못 보고 돌아가셨다

어머니에게 알리지 못한 이유는 혹여나 하는 마음 때문이었다

미리 알려드렸다가 동티 날까 싶은마음이 있었다.

 

 

 

D-9

일주일쯤 남겨두고 어머니에게 제주도 여행을 가자고 말씀드렸다

준비는 다 끝났고 옷가지 몇 개만 챙겨서가면 된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안 간다고 완강하게 말했다

막내인 나는 어머를 어머니라 부르지 못한다

결혼 후 몇 년 지나서 호칭을 바꿔볼까 싶은생각에 `어머니`라고 부르면서 존대어를 써본 적이 있다

하지만 `어머니`라고 부르는 순간 알았다

그렇게 부르는순간 `울 엄마`가 사라지고 새어머니가 생겨나고 있음을

그래서 나는 결혼 후 삼십 년이 지나도록 엄마와 너나들이를 하면서 존대어를 쓰지 않는다

그걸 마치 막내의 특권인 것처럼 우기면서

아직도 나는 반말로 떼를 쓰고 반찬 투정을 부리기도 한다

그러니 어머니가 안 간다고 해도 나에게 말이 통할리 없었다.

"돈 쓴디 머 하라 돌아 댕긴다냐?"

" 걱정 말소. 제주도 사는 친구가 다예약해 부러쓴께요. 가방에 엄마 짐만챙겨서 여 불소."

나는 우격다짐하듯 말하고 미리 준비해 간 작은 캐리어를 놓고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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