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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의 계절, 김치아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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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사람들과 함께하는 인문학산책

김치의 계절, 김치아리랑

김치의 계절, 김치아리랑

이민숙.png

이민숙  여수 샘뿔인문학 연구소 소장 

 

 

새롭게 화려하게 변하는 삶의 지평도 우리네 핏줄 속 깊은 이야기는 함부로 고치거나 버릴 수 없다.

 

그것을 문화라고 할 것이다. , , , 정치 경제, 많이도 변해가는 21세기 대한민국. 하지만 우리들의 100년 전은 어땠을까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우리 부모님, 조부모님이 보여주고 들려주어 생생한 이야기들, 아니 심심하고 담백하게 무엇보다도 소박 진실하게 살았던 우리들의 어린시절 그 집, 입었던 옷, 먹었던 먹을거리들.

 

내 입을 내 몸을 감싸고도는 그 향기를 어찌 쉽게 잊을까, 마땅찮다고 버릴까.

 

그러므로 더 더욱 크게 위험한 후쿠시마 오염수가 전인류를 위협할수록 그 막대한 재해를 방지하여야 할 이유! 멸치젓 까나리액젓 어리굴젓, 갈치속젓, 새우젓의 그 현묘(玄妙) 기이(奇異) 상큼한 맛!

 

그 많은 각각의 전통 발효식품들을 어찌 모른 체 밥상에 앉을 수 있을까.

 

올해처럼 김치가 절실한 그리움일 때가 없었던 것 같다. 마지막? 설마! 고추장도 된장도, 그 모든 음식의 체질을 결정하는 우리만의 맛 그 재료들이 위협 받고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가마솥에 삶아 절구통에 찧어내는 그 고소한 된장 재료인 메주콩을 삶는 향기를 거부할 수 없으리라.

 

마트에 내놓는 그 상품들, 견줄 수 있을까? 아직도 친정엄마는 콩을 골라 사고, 몇 일씩 간장 담글 날을 헤아려보고, 가을엔 고추장을 담는다.

 

곱고 고운 고춧가루는 고추장용, 좀 더 보드라운 건 김장용, 그렇게 방앗간엘 들락거린다.

 

고추와 젓갈과 마늘과 생강과 파와... ...그 융복합적 음식의 총체, 세계가 감탄하는 김치의 효능이야 더욱 말해 무엇하랴!

 

세계를 휩쓴 전염병적 사태 속에서 치유의 묘를 발휘했던 대한민국의 저력이 김치가 아닐까 예측한 의료인들이 없지 않았으니.

 

오래 전 친정엄마는 이러쿵 저러쿵 온동네 최고의 맛인 그 오오랜 항아리의 비법을 건네주셨다.

 

햇살 풍부한 남향 아파트 9층에 사는 나는 베란다에 항아리를 놓고 그 비법대로 간장을 담아왔다.

 

그 맛깔스런 조선간장 조선된장을 어디에 가서 살 수 있으랴! ‘엄마표 레알 된장이라고 아이들은 짐짓 엄지척 감탄한다.

 

그에 따라온 염려, 몇 번은 쓸 소금은 있으나... ...걱정이 아니 된다면 거짓말이다.

 

후쿠시마 오염수에 노출된 소금으로 어떻게 친정엄마의 비법인 조선간당을 담글 수 있을까?

 

오늘은 그 가슴의 정성으로 쓴 이민숙 시집 지금 이 순간속에서 <김치아리랑> 시를 끄집어내어 본다.

 

김치와 첫사랑, 김치와 풋사랑, 김치를 담고 김치를 먹으며 김치를 나누어주며 자부심 가득했던 그런 시간들을 붙잡아 쓴 시들이다. 김치아리랑 연작시 14편이 실려 있다. 그 중 한 편,

 

 

 

 

춘향아 너 김치 담가 보았니?

 

 

춘향이는 김치 담그듯 사랑을 했을까?

엄마 월매는 김치를 잘 담갔을까?

엄마는 왜 내게 가르쳐주지 않았을까?

엉터리인 내게?

월매도 춘향에게 가르쳐주지 않았을까? 김치 담그는 법을?

춘향이는 이도령에게 깍두기에 막걸리 한 잔 하자고 했을까?

춘향이는 쑥대머리만 불렀을까?

춘향이에게서 익은 김치 냄새가 났다면 변사또는 뭐라고 했을까?

춘향이는 언제쯤 사......랑을 위해서 김치를 담갔을까?

춘향이가 생처음 담근 김치로 첫 상을 차렸을 때 이도령은 뭐라고 했을까?

오늘 밤 나 홀로 담근 김치처럼 얼큰 달콤 씁쓸했을까?

두리뭉실 허둥지둥 맛은 고사하고 맘도 형편없이 담갔을까?

춘향이는 몇 번이나 김치 때문에 한숨을 쉬었을까?

구름에서나 내려다보고 있는 저 ( ) 때문에 때죽꽃 눈물방울 떨치고 있는 나처럼?

춘향이는 옥에서도 김치 생각을 했을까?

비단실 뽑으며 시나 쓰고 있었을까?

김치 하나 함께 먹을 ( ) 없이

붉은 수숫대 바람 부는 아침처럼?

 

 

--<춘향에게 -김치아리랑 8>/지금 이 순간/고요아침

 

 

김치는 우리가 우리의 미래세대에게 가장 자신있게 남겨줄 문화유산이다.

 

음식의 최우선 가치인 맛과 멋을 동시에 갖춘 과학적인 예술품이다.

 

현대인의 건강이 위협 받을수록 우리의 고유한 보물인 발효식품들은 아름답게 삶의 향기를 꽃피울 것이며 끝끝내 견딘 지향점의 한 꼭지가 될 것이다.

 

어떻게 온전히 지켜낼 것인가. 크나큰 숙제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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