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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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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칼럼

만흥~오천, 메타세쿼이아 사라진다.

이상율.png

이상률 칼럼리스트 

 

여수시 만흥에서 오천공단으로 가는 망양로 가로수 메타세쿼이아가 모두 사라지게 된다.

 

오천 산단의 역사와 애환을 함께 해온 메타세쿼이아는 망양로 2차선 도로변 양쪽에 각각 94주와 135, 모두 229주나 된다. 이 가운데 도로 입구에서 북초등학교 뒤편 약 200m 구간엔 수령 40년이 넘는 것으로 수고(樹高) 15m 정도의 장대한 메타세쿼이아 터널을 이루고 있다.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아있는 아름드리 메타세쿼이아 모두를 도로 확장 공사 때문에 모두 베어 없애기로 한 것이다.

 

물론 여수시 산림과 가로수 위원회에서 사전 심의를 거쳐 철거하기로 했다지만 시민 공청회 한번 거치지 않은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쥐포 생산 메카이던 오천 산단 건립과 때를 같이 해 심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메타세쿼이아는 잎은 두 줄로 마주나며 길이 10~23mm, 너비 1.5~2mm의 부채모양이다. 끝이 뾰족하고 가을철에는 적갈색 단풍이 든다. 작은 가지와 더불어 떨어지고 높이 35m까지 자란다. 담양을 비롯하여 전국적으로 예쁜 가로수로 도리어 관광 상품이 되기도 한다.

 

오천 공단은 한때 아무 데나 버려지기까지 했던 쥐치를 고급 어종으로 전환 시킨 쥐포 생산 기지였다.

 

쥐치는 몸이 타원형에 가까우며 매우 납작하다. 체고는 높으며, 주둥이 끝은 뾰족하고, 꼬리자루 길이는 짧다.

 

또 눈은 주둥이 끝에서 상당히 떨어져 있으며 가슴지느러미 기부 가까이에 위치한다.

 

등지느러미 1번째 가시는 눈 뒤쪽 두정부에서 시작되며 가시 길이는 짧다. 수심 100m의 무리 지어 서식한다.

 

최대 몸길이 20cm, 포항에서는 가치, 제주도에서는 객주리라고 불리었으나 우리 지역에서는 쥐치, 쥐 고기라고 했다.

 

뼈가 연하여 뼈째 썰어서 회로 먹으며, 간도 별미라 하여 회로 먹는다. 조림으로 먹기도 하며, 껍질이 쉽게 벗겨져 요리하기 편하다. 몸이 납작해 껍질을 벗겨서 포를 뜨기가 쉬우며, 10~12크기로 포를 뜬 것을 포개서 조미하여 말린 것이 쥐포이다.

 

1960년대 쥐치는 남해안에서 대량으로 잡혔다. 그때는 재수 없는 물고기라고 버려지거나 사료와 비료로 쓰였다.

그 후 삼천포 등 일부 해안 도시에서 일본의 어포(魚脯) 가공 기술을 접목하여 쥐치포를 탄생시켰다.

 

영양도 좋고 씹는 식감이 독특하고 선호도가 늘어 수요도 많아지자, 여수에도 해안을 중심으로 쥐포 가공공장이 들어서서 어느덧 60개 업체에 달했다.

  

마을 공터에서 주부들이 쥐치의 포를 뜨고 어린이들까지 동원하여 발에 널어 말리는 광경도 흔하게 볼 수 있는 광경이었다. 이에 따라 시내 곳곳 산재한 업체에서 뿜어내는 악취와 오물로 인해 발생하는 공해를 방지하고 효율적 관리를 위하여 여수시 만흥동, 오천동 일대에 쥐치포 가공을 목적으로 산단을 조성하기로 했다.

 

19811월 중소기업진흥공단과 전라남도 여수시가 공동으로 여수 오천 산업단지 조성 공사를 시작, 198312월 준공하고 1984년 쥐포 가공, 어분 사료공장 등 20개의 업체를 입주시켰다. 산재했던 시내 전역의 공장들로부터 발생하던 환경 오염이 사라졌다.

 

쥐치의 신분이 바뀌었고 쥐포의 인기는 대단했다. 반찬, 안주는 물론 군것질로도 큰 몫을 했다. 심지어 학교 앞 어린이 문방구에서도 팔았다. 그만큼 아이들에게도 인기였다.

  

쥐치를 생산하는 오천 산단은 당시 하루 일용 노무자만 4,000~5,000명에 이르렀고 대부분 주부였다. 당시 여수에서 여성의 집단인력이 모인 곳은 오천 산단뿐이었다.

  

이들은 매일 출근하여 고정적으로 일하고 월급을 받는 주부들의 신바람 나는 일터였다. 소득이 늘어 가계가 풍성해지고 저축할 수 있으며 자녀들을 좋은 학교에 보낼 수 있었다.

 

 이들이 임금을 받는 날은 시중의 경기조차 달라졌을 만큼 영향이 컸다. 이곳에 취업은 모든 여성의 로망이었다.

 

 아침저녁 출퇴근 때마다 나날이 성장하면서 즐비하게 늘어선 메타세쿼이아는 이들과 위로의 대화를 나누고 아름다운 추억과 낭만을 선사했다. 애환의 역사는 차곡차곡 쌓여 갔다.

  

문득 어느 날부터 쥐치 포획이 줄어들자, 공장도 하나씩 멈춰 서면서 결국 문을 닫기 시작했다. 부녀자의 발길도 끊겼다.

  

199512월 오천 공업단지 관리 기본 계획을 음식료품에서 전 제조업으로 변경하면서 지금은 수산물 30개소, ··축산물 6개소 의약품 2개소 등 38개 업체가 가동하고 있으나 공장의 현대화 물결에 옛 풍요로움은 어느덧 사라지고 적막마저 감돈다.

 

그러나 229그루의 메타세쿼이아는 지금도 오천 산단 애환괴 역사를 품고 우뚝 서 있다. 그런 메타세쿼이아가 이 지구상에서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시민들은 현행 2차선을 그대로 보존하고 4차선 선형을 다른 곳으로 바꾼다. 이식했다가 공사 후 그 자리에 다시 심는다. 

 

인근 지역에 별도 군락 단지를 조성하여 이전해야 한다는 등의 의견을 낸다. 기후변화 협약 당사국 총회 유치 정신에 반한다면서 시민 공청회가 필요하다는 등 철거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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